종이호랑이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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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권 없는' 선관위, 무너진 공정 선거의 파수꾼

2026 치협 회장 선거, '근거 불충분' 면죄부와 '불복'의 악순환

디지털 범죄 의혹에도 "권한 밖" 고백... 유명무실한 선거 행정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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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회장 선거가 투표일을 앞두고 '법적 공백'과 '행정력 부재'라는 고질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표류하고 있다. 기호 1번 김민겸 캠프와 나머지 2·3·4번 캠프 간의 극한 대립은 단순히 후보 간의 싸움을 넘어, 현재의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시스템이 현대적 선거 범죄 의혹을 가려낼 '수사권'도, '강제권'도 없는 무력한 존재임을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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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거 가져오라"는 선관위, "조사해달라"는 후보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디지털 선거 운동'의 적법성 여부다. 2·3·4번 캠프는 김민겸 후보 측의 개인정보 유용 및 매크로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촉구했으나, 선관위는 지난 4일 "근거자료 불충분"과 "역량 및 권한 밖"이라는 이유로 제재 불가 통보를 내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일반적인 사법 기관과 달리 선관위는 강제 조사권이 없다. 후보 측이 은밀하게 개인정보를 입수했거나 고도화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더라도, 상대 후보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직접 들고 오지 않는 한 선관위가 먼저 나서서 서버를 들여다보거나 로그 기록을 확인할 방법이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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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죄부 된 '불충분', 불복의 빌미 제공

선관위의 "조사 불가" 결정은 역설적으로 갈등을 키우는 기폭제가 됐다. 1번 김민겸 캠프는 이를 근거로 "무죄가 입증됐다"며 상대 측을 '악의적 흑색선전'으로 고발했고, 2·3·4번 캠프는 "조사도 제대로 안 해보고 내린 면피성 결정"이라며 합동 기자회견을 강행하며 불복했다.

결국 선관위가 갈등을 종식시키는 '심판'이 아니라, 갈등의 '명분'을 제공하는 정거장으로 전락한 셈이다. 선관위가 스스로 "권한 밖"이라고 선을 긋는 순간, 선거판은 규정의 통제가 아닌 '누가 더 목소리가 큰가'를 겨루는 무법지대로 변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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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 '종이 호랑이' 선관위, 어떻게 바꿔야 하나

디지털 선거 시대, "능력이 안 된다"는 선관위의 고백은 더 이상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선거 후폭풍을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질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 준사법적 '조사 청구권' 신설: 의혹 제기 시 선관위가 외부 전문기관(디지털 포렌식 업체 등)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후보 등록 시 '의혹 발생 시 선관위의 지정 기관 조사에 응한다'는 확약서를 의무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 전문가 합류 및 '상설 기술자문단' 운영: 치과의사들로만 구성된 선관위 구성에서 탈피해, IT 보안 전문가 및 선거법 전문 변호사를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해야 한다. 매크로, DB 유출 등 기술적 쟁점에 대해 즉각적인 검증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 '입증 책임'의 전환 검토: 명백한 정황 증거가 제시될 경우, 의혹을 받는 후보자가 자신의 청렴함을 입증(Log 기록 제출 등)하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관행을 깨기 위함이다.

* 당선 후 '사후 검증' 및 '원스트라이크 아웃' 강화: 선거 기간 내 규명이 어렵다면, 선거 후라도 전문기관 조사를 통해 위법이 드러날 경우 즉각 당선 무효화 및 향후 10년 피선거권 박탈 등 강력한 징계 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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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권자의 혼란, 누가 책임지나

결국 피해는 3만 치과의사 회원들에게 돌아간다. 후보들의 정책은 비방 속에 묻혔고, 선관위의 결정은 권위를 잃었다. 3월 10일 선거 이후에도 당선 무효 소송이나 민·형사상 고발 등 후폭풍이 예견되는 이유다.

조사권의 한계를 노출하며 '구경꾼'으로 전락한 선관위와, 그 틈새를 타 네거티브에 올인하는 후보들. 이번 선거는 치협 선거 행정의 전면적인 개혁 없이는 '공정 선거'는 요원하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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